굴림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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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메일과 문서작업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한글서체 ‘굴림체’가 일본서체 ‘나루체’를 본 딴 것으로 드러났다. 서체는 한 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내포하는 만큼 제대로 된 한글서체 보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둥글고 부드러운 디자인으로 친근한 느낌을 주는 굴림체는 10년 넘게 보편적으로 사용된 서체. 그러나 이는 1960년대 일본 디자이너 나카무라 유키히로가 개발한 나루체를 근간으로 만들어진 디지털한글서체다.
인터넷시대 초창기인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서체 원도를 그대로 차용해와, 한국식 이름인 굴림체로 명명해 보급해버린 것. 당시 MS는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에 바탕, 돋움, 궁서와 함께 굴림체를 기본적인 한글서체로 제공했다. 워드프로세서, 파워포인트, 엑셀 등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즐겨쓰는 모든 문서프로그램에 굴림체를 적용했다. 특히 윈도가 90년대 중반부터 90%대 점유율로 관련 시장을 장악하자, 굴림체도 빠른 속도로 대중화됐다.
그동안 윈도에 탑재돼 널리 쓰였지만, 굴림체는 한글의 조형미를 망가뜨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글서체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기피대상으로 꼽힌다. 넓고 둥근 모양의 나루체는 일률적으로 문자를 담은 듯 인위적이고 답답한 느낌을 주는 서체로 정평이 나있다. 굴림체는 한글의 독특한 조형성과 구조를 일본 나루체의 기본 골격에 억지로 짜맞췄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이에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즐겨쓰는 인터넷 등 디지털문화에 맞는 한글서체 보급이 정책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한글폰트개발업체들이 개발에 나섰지만, 대부분 유료모델로 보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한글날을 맞아 개발업체들과 공동개발한 ‘나눔글꼴’을 무료배포했다.
NHN의 조수용 디자인 및 마케팅 본부장은 “디지털시대에서 한글서체의 품격 향상, 한글의 디지털자산 축적, 한글 주권 회복 등에 가장 근본이 된다는 측면에서 한글만의 정체성을 살린 글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
<자료출처: 산돌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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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맑은 고딕이 좋아